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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inutes lecture

싱가포르 DBS 은행 (MIT CISR 보고서 중심, 기타 자료 첨부)

본 자료는 MIT의 CISR(Center for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연구소 자료를 요약한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뱅킹 관련 자료를 많이 보신 분들은 익숙한 내용이겠으나, 관련된 업무로 이제 막 해외사례 리서치를 막 시작한 분들은 DBS를 한번은 거칠테라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본 벤치마킹 자료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제목처럼 MIT CISR연구소 자료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정리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국내외 여러자료와 기사를 많이 검토해보니 외형적인 측면의 성과외에도 교육이나 제도와 같은 제도/환경적인 측면의 시사점까지 잘 정리가 된 자료가 해당 연구소의 자료였습니다.

mit-cisr-digital-transformation-dbs.pdf
2.69MB

 


Playlah(송금서비스)나 오픈API마켓과 같이 대부분의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인용되는 서비스나 성과에 대한 내용은 다른 블로그나 구글링을 하면 금방 나오고, 본 글의 맨 뒷부분에 붙여둔 국내 연구소의 자료 한두개만 봐도 금방 정리될 테라 본 글에서는 제외했습니다.

 

 


먼저 DBS의 평가기준에 대한 내용입니다.


1. Customer Experience를 KPI에 포함
제가 자료를 보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사항은 「고객경험향상」을  KPI에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Making Banking Joyful”이라는 타이틀을 비전으로 제시하였습니다. '고객경험', Customer Experience는 UX(User Experience)와 함께 경험이라는 추상적인 단어와 함께 디지털뱅킹의 주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추상적인 단어이다 보니 주로 보고서에서 사용되는 정성적인 역할만 하고 있었는데 DBS는 이를 KPI라는 정량화된 세상으로 가져왔습니다.

DBS Group Scorecard


2. 데이터 활용능력을 평가기준으로 정의
추가적으로 DBS는 “Becoming a Technology Company”라는 평가지표를 정의했습니다. 이는 데이터 활용능력,  디지털 활용능력 수준,  고객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제안을 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아직까지도 국내 대부분의 은행은 주로 수신/여신/외환에 대한 자격증 취득이나 교육에 대한 평가지표만 있습니다. 물론 일부 은행은 금융DT자격증과 같은 자격요건을 신입사원들에게 요구하기 시작하고 있긴 합니다만.


고객경험이라는 추상적 가치는 여전히 논란입니다. 저역시 지난 몇년간 UI와 UX의 차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듣고 있고, 이를 설명하고 "공감대"를 갖는 일이 여전히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회사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메인화면 중심의 개편으로 승부를 보려는 게 일반적이라 서비스의 흐름(ex.화면전환) 뿐만 아니라 앱을 사용하기 전후의 경험을 논하는 게 비현실적이기까지 합니다. 

 

 


 

두번째는 레거시에 대한 관점입니다.


아시다시피 레거시는 계정계, 코볼, DB2, 메인프레임, 워터폴방식 등등의 다양한 수식어와 유사어를 동반한 '단단하고 꽉막힌 과거의 잔재로 남아있는 시스템'을 지칭합니다. IT 시스템이 있는 회사라면 과거 시스템이 없는 곳이 없을테고, 즉 모두 레거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주 오래전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은행의 경우 레거시를 불편하지만 감내해야하는 존재로 인식합니다.

 

이러한 레거시 시스템에 의해 주어지는 다양한 장벽을 Legacy Debt(부채)이라 부릅니다.

 

https://insi.net/insi-articles/accumulating-technical-debt-from-legacy-it-systems/



DBS는 세계적인 IT회사들을 벤치마킹하면서 모든 세계적인 회사들 역시 Legacy  Debt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는 디지털전환의 제약사항이 될수 없음을 확신하였다고 보고서는 적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도 동일한 고민이 있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처음에는 고사양(Expensive Super Big) 하드웨어를 도입하여 업그레이드를 하였고, 도입 후 어느 정도 개선된 거 같았으나 오래지 않아 예전과 동일한 문제(속도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로 인한 불편 등)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즉, 시스템의 개선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하드웨어의 끝없는 교체가 아니라, 일반하드웨어(Commodity H/W)로  “효율적 시스템 디자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키텍처 설계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IT 개발을 위해 업무회의를 하다보면 항상 나오는 단골메뉴가 '계정계 구조 때문에 안됩니다.' 라든지 '그러다가 뻑나면 누가 책임지죠?'입니다. 즉 현재 운영자나 개발자들은 이러한 과거의 Legacy Debt으로 인해 이도 저도 하지 못한 채 꽁꽁 묶인 채무자가 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현실을 얘기하자면 대부분의 회사들이 레거시 시스템의 효율화하고 개선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상당부분의 레거시 시스템의 잔재를 그대로 남겨둔 채 새로운 시스템이 오픈되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담당자들에겐 가장 쉽고 위험이 낮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말이 쉽지 아키텍처를 새로, 또는 재구성한다는 건 시스템의 시작과 끝 뿐만 아니라 연계 시스템까지 파악을 해서 영향도 예측까지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듣기만해도 고통스러운 일이죠. 그래서...가장 쉬운 방법인 물량공세(고사양 하드웨어)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추가로 DBS가 연구대상으로 삼았던 Google 등 회사들(Goolgle, Amazon, Netflix, Apple, LinkedIn, Facebook)의 이름으로 반지의 제왕이 연상되는 ‘GANDALF’라는 지향점을 선언하고, 이들과 동등해지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며 중앙에  DBS의  “D”를 추가했습니다.



이번에는 DBS 교육에 대한 인식이나 개방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DBS는 26,000명모두가  Start-up 직원이 되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 부서의 프로젝트를 타부서원에게도 오픈하여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Start-up과의 외부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제가 가장 의미 있게 본 내용 중 하나는 Legacy 시스템에 익숙한 30년 이상 재직한 직원의 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과 경영진(부서장/C-Level)을 대상으로는 한 일주일간 몰입(intensive) 교육이었습니다. 국내 회사의 30년차 직원을 생각해보면 어떤가요? 

이러한 재교육은 아무리 회사에서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도 참여자의 태도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즉, 회사와 직원 모두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DBS는 GANDALF 장학제도라는 것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 제도를 신청하는 모든 직원에게 약 $740을 제공하고, 단 한가지의 조건은 학습받은 내용을 회사동료에게 공유하는 것입니다.

 

DBS는 오픈API로 매우 유명하지만 내부시스템에서 API 활용과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내부의 원활한 API 사용을 위해 API 개념 등에 대하여 사업부(Biz Unit) 담당자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API Governance를 수립으로 비효율성 감소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외부사용자용 API는 사용뿐만 아니라  Spec 복사도 허용하는데 이는  API의 스펙이 경쟁우위가 아니고 고객 필요서비스의 적기 제공이 경쟁우위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의 내용을 보면서 수년전 테슬라 일런 머스크가 수백개의 전기차 관련 특허를 무료로 시장에 뿌렸던 게 생각이 났습니다. 회사의 성공이 지식과 정보의 폐쇄가 아닌 공유이고, 이를 통해 시장전체가 커지는 게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여러번 회자된 내용이지만 이러한 오픈API를 통해 AIG, MacDonald’s, Foodpanda 등의 회사에서 DBS의 API를 사용하여 해당앱에서 DBS 서비스를 사용 중이고, 투자/제휴를 통해 자동차거래, 가정용 전기사업자, P2P렌딩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 서비스 구현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위에서 유니버셜뱅킹을 은행의 다음 비전으로 제공하는 걸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으로 제가 CISR 보고서를 보면서 기존 다른 보고서에서는 언급하지 않거나 눈에 띄지 않았던 DBS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DBS의 디지털전환의 성공요소로 2009년부터 굽타 회장의 강력한 리더쉽을 많이들 얘기합니다.
물론 강력한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영향도 역시 크겠지만 그것만큼이나 구성원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당연한 소리라 할 수 있겠지만, 실상 디지털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나, 아니면 현장에 있는 직원들과 얘길 하다보면 필요성이나 가능성에 대해 매우 차가운 인식을 가지고 있어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 역시 순환근무 또는 기타 환경적인 요소에 의한 것이라 단순하게 구성원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절대 안되겠지요.

 



마지막으로  CISR 보고서에는 없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하여 조사한 내용 하나 공유하고 마치겠습니다.

DBS의 연차보고서(Annual Report)의 제목변화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쭉 정리해보니 아래와 같았습니다.

Pre-DT 시기(2005~2008)

  Born and bred in Asia → Living, Breathing Asia → A passion for Asia → Staying in the course of Asia
  참고로 굽타 회장은 2009년에 합류했습니다. 이 시기엔 주로 Asia 시장내 위치 및 성장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DT 제 1기(2009~2014)
  Asia First → Celebrating New Asia → Believing in Asia → Present for the future → Forging Agead in Dynamic Asia →  #igniting possibilities #creating valueDT
   기간을 보면, 여전히 큰 변화가 느껴지진 않습니다. 

DT 제 2기(2015~)

  Live more, Bank Less→  Reimagine Banking →  Dig ital Bank of Singapore→  Best Bank in the World →  Pursuing the greater good →  Stronger Together
  제목부터 확실한 디지털전환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이미 파일을 다운 받았기에 연차보고서에서 사용된 단어의 사용빈도를 R 프로그램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강조와 무관하게 모든 연차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어느 해를 막론하고 "RISK" 였습니다.


  
몇년 전에 참석했던 디지털뱅킹 관련 한 컨퍼런스에서 발표자가 이런 얘길 하던 게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요새 은행들의 디지털전환을 보면 Risk Management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은행이 어떤 서비스를 만들면 갭분석 후 다른 서비스명으로 똑같이 개발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앱들이 비슷비슷하게 도토리 키재기하듯이 변해가는 모습이다.'

은행에 조인한 후 4년 가까이 디지털뱅킹 관련 업무를 하고 있지만 제가 맨 처음 IT관련 일을 하던 십오륙년 전과 달라진 건 별로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전히 디지털에 대한 관점은 IT지원이라는 정도의 인식에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왜 챗봇을 해야하는가, 챗봇을 통해 어떤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려 하는가 보다는 우리도 챗봇 서비스를 한다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서두에서 DBS의 KPI 지표라고 언급했던 "고객경험"을 가치사슬의 맨 위에 둬지질 않고 있는 것입니다.

여전히 Risk Taker보다는 Risk Hedger인 게 우리나라 대형 금융기관의 디지털에 대한 관점이라는 것이고, High Risk High Return....여전히 남의 얘기인 거죠.


참고할 만한 자료들입니다. 구글링하면 나오지만 검색시간 단축을 위해 붙여둡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싱가포르 핀테크 진출가이드

[GIP] 해외진출가이드_싱가포르 핀테크.pdf
1.21MB


금융투자협회, 은행의 미래 주요내용 발췌

금투협_은행의 미래_공개용.pdf
1.18MB

 

KDB미래전략연구소

DBS의_벤처_중소기업_플랫폼_성공요인과_시사점.pdf
0.86MB

 

하나금융연구소

DBS 트랜잭션 뱅킹.pdf
2.81MB


삼정KPMG, 은행산업의 미래

kr-insight-digital-banking-20210105.pdf
13.88MB

 

KDB, DBS 은행의 디지털 뱅킹전략과 시사점

DBS+은행의+디지털+뱅킹+전략과+시사점.pdf
0.72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