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20)
책갈피 #4 집으로 돌아와보니 팀장과 정보보호부 박의 메신저가 와 있다. 매크로가 적당히 답을 해주었을테라 쑥 훑어보고 메신저를 닫으려고 했다. 그런데 눈에 걸리는 문장이 보인다. 그것도 박차장과 팀장의 메신저가 모두 그렇다는 건... 왠지 불안하다. ‘이번 주말 낚시 나골프 어때?’ 박차장은 거의 매주 낚시를 가는 매니아다. 골프는 한두번 스크린을 얘기하긴 했지만 내게 골프라는 단어로 얘길 했던 적이 있던가 생각해봤다. ‘지난 번에 빌려준 채ㄱ 갖다줄 수 있어요. 이번주?’ 팀장은 굉장히 학구적인 사람이다. 정확히는 학구적인 사람으로 내가 만들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내가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엔 별 관심이 없다가 언젠가부터 자극을 받은 건지 아니면 부장에게 한소릴 들은 건지 틈만 나면 이것저것 물..
책갈피 #3 운영모드가 계속되니 난 점차 지루해지기 시작했고 이제 또 어디로 가볼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볼 때쯤 부장이 날 불렀다. “들어온 지 얼마나 됐지?” “이제 6년 채워가고 있어요.” “내년초에 다시 계약이지?” 이런 의뭉스러움은 아무리 적응하려 해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아 네” “...” 이 침묵은 뭘까. 자기에게 정규직 전환을 부탁했던 다른 사람들과 다른 난 그저 관심이 없어서일 뿐인데. 어쩌면 부장의 머리속엔 이것봐라 올해도 암 소릴 안하네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 뇌는 이삼년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있던 사이클에서 벗어난 나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부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머냐고 짜증을 내려는 내 뇌신호와는 달리 온순한 답변이 나와 나도 놀랐다. “우선 인사부..
유학유직-유 은행에서 디지털뱅킹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연구하고,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게 나의 일이다. 대기업이 그렇듯이 명목상으로 부서와 팀을 나눠주긴 했으나 서로 비슷비슷하고 겹치는 업무가 많아 수도 없이 합종연횡하는 조직개편을 시도한다. 과거 CBD방법론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게 나와 IT의 인연인데, 중간에 한참을 떨어져 있다 이곳에 약 4년전에 오면서 다시 IT에 더해 디지털 대고객 서비스 채널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지난 주 토요일 정보처리기사 실시시험을 보았다. 이 나이에 갑자기 무슨 정보처리기산가 싶지만 어느날 우연히 보게된 시험의 커리큘럼이 너무 맘에 들어 시험을 신청했다. 신청 후 자세한 시험과목과 시험방식, 그리고 컴공 졸업생들이 볼 수준의 내용이라 꽤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
책갈피 #2 직원에 대한 감시가 매우 철저했던 회사를 다니다 오고, 그러한 변화가 점점 확대되어가는 변화를 이미 봐왔던 나는 이 곳의 변화도 단지 시간문제임을 직감했다. 그래서 근무시간 중에 불필요한 자리이석이나 게시물 클릭, 행내 익명게시판 등 업무와 관련되지 않은 게시물은 아예 클릭을 하지 않기 시작했다. 이전 직장에서 하던대로만 하면 되는 거라 별로 불편할 것도 없었다. https://windowsreport.com/log-monitoring-software-pc/ 10 best event log monitoring software for Windows 10 Diagnoze interruptions and problems by analyzing the logs. Use one of our recommended ..
책갈피 #1 Prologue 소설을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써본다. 빨간 국물이 흘러내리는 김치독이 되지 않길 바라며.... 언제부터인가 아침을 깨우는 건 핸드폰알람이 아니라 각종 PUSH 메시지다. 겨우 눈을 떠 확인해 보니 출근길 10분을 이용해 간단한 정신상담을 받아보라는 광고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엔 위험할 수 있으니 엠비언트 사운드 모드를 하라는 친절한 안내도 잊지 않았다. 지난 주에도 비슷한 PUSH가 왔던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지난 번 업체는 2+1 이벤트를 한다는 둥의 메시지였던 거 같다. 이 업체는 도대체 어떻게 내가 자전거를 타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출근 시간이 20분 남짓이란 걸 아는 걸가. 하지만 이런 궁금증은 이젠 시간낭비일 뿐이다. 오히려 내게 딱 들어맞는 상품제안이나 할인서..
Study Club 개인적으로 Study라는 단어보다는 Learn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 나의 삶과 일의 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Work)과 놀이(Play)와 배움(Learn)은 한덩어리라는 것인데. 여전히 회사가 학교냐라는 Cliche가 쓰이고 있는 걸 보면 참 안바뀌는 것 중 하나가 회사가 지옥이란 명제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좋은 회사도 남의 돈을 받아 일은 하는 employee 입장에서 결코 행복할 수는 없다. 이건 아주 단순하다고 본다. 46년 정도 살아보니 세상에 내 맘에 드는 건 나 하나밖에 없었고, 나 마저도 맘에 들지 않던 시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니 회사이면서 남의 돈을 받고, 피 한방울 안섞인 선후배와 함게 일을 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일 외의 것으로 ..
유튜버되기 (feat.금융테스트) 유튜버에 동영상을 올려보고 운영을 하는 건 내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몇몇 동영상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가족들에게 링크를 보냈다가 하곤 했지만 막상 제대로 된 "컨텐츠"를 작성해 보진 못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그 오랜 시간의 up and down을 벗어나게 되었다. 금융연수원의 금융DT테스트라는 자격증이 있다. 작년에 만들어지고, 1년에 2회 보는 시험으로 이번이 4회차인 신생 자격이다. 자격증의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교재를 보니 범위가 넓었고, 나름 잘 정리가 되어 있어 인상 깊었던 차에 이런 저런 이유로 오래 취득목표 자격증 목록에 들어가게 되었다. 항상 나의 과제라 생각하는 후배들과 직원들의 디지털 스킬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이 자격증이 난이도나 성취감, 그리고 ..
Global PEF (초보자 가이드) 먼저 이 글은 대학에서 금융투자 섹터진입을 위한 취업준비를 하고 있거나, 국내 운용사나 증권사에서 투자 관련 업무를 하던 사람들이 아닌 "PEF가 무엇인지부터 정말 기초부터 알아가야 하는" (나같았던) 사람을 위한 가이드이다. 즉, 도대체 뭘 어떻게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 지 모르는 상태인 너무나 답답한 경우를 위한 글임을 미리 밝힌다. 사십대에 들어(약 사오년전) 처음으로 글로벌PEF 영역에서 잠시 일을 하게 되었다. KKR이나 칼라일, 또는 연금이나 공제회 같은 GP나 LP가 아니라 그 둘을 연결하는 Placement Agent 역할을 하는 증권사였다. 벌써 LP, GP라는 단어에서 턱 막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시간이 필요한 것이니 여기 나오는 방법을 참고하면서 시간을 가지고 우보만리 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