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Club #2
10월 4일 시작된 부서의 스터디는 어느새 3주차가 되어간다.
열명은 절대 들어올 리 없을 거란 나의 예측은 보기좋고 기분좋게 빗나갔고, 현재는 나를 포함한 총 13명이 진행 중이다. 중간에 세명이 이탈한 건 안타깝지만 각자의 생각이 있는 거니 알아서들 할 것이고...
이번 스터디는 내겐 일종의 실험이기도 하다. 남들이 하지 않는 무언가..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내 주변의 사람들이 하지 않는 무언가를 내가 하면서 얻는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는 나만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종종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이런 스터디 모임을 이끄는 게 주변의 관심을 끌고, 본인이 우위에 있음을 느끼기 위한 것으로 안다. 일면 맞을 수도 있고, 그런 생각으로 시작할 순 있겠지만,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결국 스스로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이럴까 저럴까 세워보는 가정의 증명에서 추가적인 즐거움을 얻게 된다.
마치 이런거다.
한동안 나는 우리 직원들을 보면서 너무 걱정스럽고, 어떻게 이렇게 본인들이 하는 일과 관련된 지식 함양에 대해 무관심 할 수 있나라는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이 회사에 온 이후 계속해서 삼삼오오, 아니면 일대일의 스터디를 하려고 했다. 그건 나름 내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스터디라는 게 한두주만에 끝나기도 하고, 몇 달씩 가기도 했지만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마치 쇼생크 탈출의 앤디처럼 내겐 그와 같은 프로젝트가 필요했고, 마치 쇼생크 탈출의 토미같은 멘티를 만나는 것과, 나만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 만으로도 내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덤으로 구독자 10명의 유튜버라는 지위까지 내게 주었다. 홋홋!!!
지금 하고 있는 스터디는 한국금융연수원의 "금융DT테스트"라는 시험을 대비하는 스터디 모임이다.
부서에서 한팀, 소규모로 별도로 하나를 운영 중이다. 11월 6일 시험이니 6주간 준빌 하는 것이다.
이런 스터디에 참석할 정도니 기본적으로 공부하려는 의지는 있겠지만 놀랍게 다들 참 열심히다. 내가 낸 예상문제를 이미 다 풀고 오탈자와 잘못된 문제를 보내온 후배도 있었다. 재밌는 건 이 후배와는 아직 일면식도 없지만 6월 즈음 우연히 회사에서 만든 주니어 단톡방에 내가 잠깐 참여했던 적이 있는데, 이때 내가 툭 던진 제안으로 인연이 시작되어 함께 DT에 대해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스터디를 하면 맺어진 인연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스터디를 진행할 때 결과가 어떻게 될지, 각자 깨닫는 게 무엇이 될지 난 알 수도 없고, 그 부분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내가 아무리 독려를 하고 자극을 준다해도 그 자극에 반응하는 건 내가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고, 난 나대로 내가 생각하는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난 나름의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모으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찾기 위한 양념으로 사용하면 된다.